▣ 삼불상을 모신 법회당

수강 115년(1936) 병자 정월 봉령각에서 기도할때에 천사 출룡자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기를

「앞으로 대빈(大賓)행차를 맞으려면 큰집이 있어야 할 터인즉 군자님네는 각자의 힘대로 자재를 수집하여 4월 15일 기념일 안으로 건축하라」는 하명에 따라 모든 제자들이 순응하여 4월 초순에 이르러 준공하게 되었다.

천사님께서는 일심정성으로 한돈 한푼씩 선심공덕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로써 말씀하셨다. 「출룡자 훈법」의 말씀이다.

법화당은 법회강당으로서 단의 중앙에 삼불상(三佛像)을 모셨다.

갑술년(1934) 8월 천사님의 지시로 삼불상을 조성케 되었는데, 천사님께서 계룡산 동학사 대웅전에 이르러, 수행했던 참호 이기서(李基瑞)로 하여금 그곳 삼불상을 사생케 하여 법회당 삼불상 조성의 초안으로 삼도록 하셨다.

이기서는 천단내부 및 불상조성의 공로로 천사님으로부터 불모(佛母)라는 칭호를 받았다.

삼불상은 처음 천단에 봉안(1934년)했던 것을 병자년(1936)에 법회당 준공시에 이운(移運)하여 봉안식을 거행하였다

좌동편에 「천수천안관자재보살」탱화와 우서편에 「삼천대천세계도」와 「수운 천사님」의 소형존영을 함께 봉안하고 있다.

「삼천대천세계도」는 금강경탑 다라니판을 필사했던 이근화(李根華)가 경오년(1930)에 계룡산 연천봉에서 서화(書畵)하여 후에 법회당 준공시에 안치한 것이다. 이 세계도는 천사님의 독창적인 우주관을 엿볼수 있는 국보급 문화재로서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이남곡화사의 「천수천안관자재보살」탱화그림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운강생 115년(1936) 병자 봄 금강산 유점사의 노승 이남곡은 불화의 대가로서 평생에 천수(千手)와 천안(千眼)을 모두 갖춘 탱화를 조성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하던 중 영적 감응이 있어 수운교를 찾아오게 되었다.

이남곡은 천사님을 알현하고 그 뜻을 아뢰니 천사님께서 이르시기를 「그러하면 봉령각에서 기도를 봉행하라」하시니 이남곡은 천사님의 지시에 따라 봉령각에서 지성으로 기도를 드렸다.

어느날 기도중 문득 「천수천안관자재보살탱화」의 구도가 머릿속에 역력히 착상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즉각 화성에 착수하여 여러 달만에 탱화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천사님께서 완성되었다는 탱화를 잠깐 돌아보고 이르시기를 「탱화가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구먼」하시고는 나가셨다. 이에 이남곡은 그 탱화의 미완성된 부분과 누락된 부분을 기도로써 찾아내 보완한 다음에야 비로소 완성하였다고 한다.

당시에 이남곡화사가 조성한 탱화는 천수천안관자재보살탱화를 비롯하여 모두 네폭으로 법화당에 봉안한 후불탱화와 신중탱화, 그리고 천단 서편에 봉안되어 있는 동진보살의 18두 신장 탱화등이다.

또 법회당에 관련하여 이런 일화가 있었다.

병자년 4월에 법회당을 완공하고 그해 겨울 어느날 법회당에서 법일 예식 끝에 천사님께서 「군자님네, 누가 송죽같은 굳은 절개로 교를 위하여 어떤 난관도 무사히 돌파할 수 있겠는가」하시며 침통한 표정을 지으셨다.

때는 왜정 치하라서 교인들의 마음이 약해지고 흔들리기 쉬운 때였다. 누구하나 얼른 나가서 결심을 나타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당시 본부 재무로 재직중이던 총호 김상주는 이 광경을 보고 자기의 바른 손 둘째 손가락을 촛불에 태웠다.

모든 교인들이 감복하였다. 김총호자는 임신년(1932) 기도시에도 「일심동령(一心同靈)이라고 혈서를 써서 천사님께 바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천사님께서는 항상 하시듯 반쯤 눈을 감으시고 계시다가 「그만 손을 떼라」고 하셨다. 결심은 장하지만 그런 독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책망하시었다.

속으로는 흡족한 면도 없지 않았을 것이나 이런 것을 칭찬하시면 제자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게 되고 , 그렇게 되면 왜경에게 나쁜 말이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총호자 한사람의 결의로 충분히 전 교인들의 마음에 경각심을 준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법회당 준공에 때를 맞추어 병자년 5월 17일 천사님께서는 불시에 두목 36명에게 게문전수(偈文傳授)를 하고 당호를 주시었다.

그밖에 본부 도량내에는 용호당, 장실 등이 있다. 용호당(龍虎堂)은 수강 105(1926)가을에 준공하였다. 교주이신 수운 출룡자께서 정양하던 사저이다. 그리고 장실(丈室)은 수강 104년(1925) 10월, 서울에서 이사하여 거처로 사용하던 곳이다.

<삼천대천세계도>